2023.06.21 ~ 2023.07.11

이명주 : 그리고, 멀리보다

#도자조형#이명주#세라믹#인체형상#공간지은

2023.6.28. - 7.11 (윈도우전시)

《그리고, 멀리보다》의 중심에 있는 신작 <Black 33>(2023)에 대해 작가는 한성백제기 유물이 출토되고 있는 풍납동이라는 지역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유물에서 보이는 시간의 압축을 검은색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러한 작가의 작업과 지역의 특성을 교차시키면서 땅 밑에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복잡다단한 풍납동의 지금의 일상을 조망하고 그것이 가진 “작고 사랑스러운 몸짓”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가은 전시서문 중 일부>

  • 작가

    이명주

  • 전시장소

    공간지은

  • 휴관일

    무휴

  • 문의

    0507-1388-0280

  • 주소

    서울시 송파구 풍성로22, 1층

전시소개/ 


그리고, 멀리보다: 반복되는 일상과 시점의 재구성

글/ 김가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명주는 세라믹 작업을 통해 연속되는 일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에 대해 사유한다. 그는 구(球)를 모티프로 하는 형태, 비정형의 정육면체 덩어리, 혹은 일반적인 항아리 형태 등 중심이 되는 조형물 위에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인체 형상을 덧붙여 작업한다. 이 작은 인체들은 조형물의 표면을 붙잡고 애써 기어 올라가고 있거나, 그 위에 위태롭게 올라타 있다. 작가는 이것이 시지프스의 형벌에서 보여주는 무한반복의 부질없음, 서글픔, 헛됨 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히 허무주의를 표방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멀리서 거리를 두고 시점을 바꾸어 그 모습을 관조함으로써 삶의 무게를 짊어진 인체의 움직임이 “작고 사랑스러운 몸짓”으로도 느껴지기를 기대하는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삶은 가까이에서(close-up) 보면 비극, 멀리서(long-shot)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거리가 멀어짐으로써 시점이 전환되었을 때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대상이나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공간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거리가 발생하였을 때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과거의 기억이 미화되는 경험들이 그렇다. 특히 오래된 기억의 경우, 당시의 생생했던 감각과 강렬했던 감정들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점차 희미해진다. 이후 이렇게 희미해진 감각과 감정들은 당시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 기록물과 맞물려 기억 속에서 재구성되는데, 그 과정에서 1인칭이었던 경험들이 3인칭의 통합적인 관점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시점의 전환은 우리에게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또 다른 지평을 열어주는 계기가 된다.

이번 전시 《그리고, 멀리보다》의 중심에 있는 신작 <Black 33>(2023)에 대해 작가는 한성백제기 유물이 출토되고 있는 풍납동이라는 지역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유물에서 보이는 시간의 압축을 검은색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택이 최소화된 은은한 검은색의 도자 서른세 점의 집합체인 이 작품은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아우라를 발산한다. 이 작품에도 앞서 소개한 작은 인체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물레 앞에 앉아 반복적인 창작행위를 수행하는 작가의 일상을 권태롭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게 하도록 하며, 그것이 작품을 관람하는 관찰자에게까지 전이되어 작품에 내재된 다양한 층위를 감지하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러한 작가의 작업과 지역의 특성을 교차시키면서 땅 밑에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복잡다단한 풍납동의 지금의 일상을 조망하고 그것이 가진 “작고 사랑스러운 몸짓”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3spheres_ 세라믹, 20x20x40cm, 2022


 7spheres_ 테라코타, 30x30x50cm, 2022


 Black 33_ceramic, 가변설치, 2023


 그리고, 멀리보다_ 세라믹, 20x20x20cm, 2023


 그리고, 멀리보다_ 세라믹, 각20x20x20cm, 2022

 

작가약력/

개인전

2023  “그리고 멀리보다” 공간지은

2018   “사람들” 경인미술관


단체전

2022  “생활 : 조각 A Piece of Life” 노마드 갤러리

2023/2021/2018  “SNU 빌라다르페스티발”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2019  ‘리듬 사물 공간’ 서울조각회전  서울시립대학교 빨간벽돌 갤러리

2018  ‘뜻밖의 조각’전  대부도 유리섬 미술관

2017  어느 조각전  정문규미술관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