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3 ~ 2021.12.19

O What We Remember

#owhatweremember#우리가기억하는것들#강유정작가#오지은작가#함미나작가#갤러리인

2021년 12월, 갤러리 인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강유정, 오지은, 함미나 세 작가가 전개하는 다채로운 ‘기억’ 이야기를 선보인다. 각기 다른 개성, 경험, 생각 등을 지닌 세 작가의 사유에서 존재하는 ‘기억’의 잔상, 오감으로 받아들인 느낌, 분위기 등은 우리에게 어떤 진솔한 모습으로 펼쳐질까.

  • 작가

    강유정, 오지은, 함미나

  • 전시장소

    갤러리 인

  • 휴관일

    월요일

  • 주소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로 116 201호

전시소개/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


시간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추억’이 아닐까. 인간에 대한 어떤 사회적 척도를 막론하고 세상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 노인이든 어린 아이든, 부자든 빈자든, 우리가 소유한 물리적 시간은 동등하며 그 속에서 우리는 추억이란 부산물을 획득한다. 한편, ‘추억’이 지닌 다소 긍정적인 뉘앙스와 달리 ‘기억’은 긍정과 부정을 함께 내포한 보다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다. 기억은 때로 숨겨둔 보물상자 속에서 살포시 꺼내 미소 짓게 하는 ‘추억’으로도, 때로는 망각이라는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싶은 ‘거부감’으로 존재하기도 하다.     

올 한해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 놀이와 타락한 황금만능주의 세상을 병치시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풍자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등은 비록 1980년대 이전에 태어난 한국 아이들이 주로 즐겨하던 놀이였지만, 2021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과연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것은 ‘추억’이라는 아련한 추상적 감성을 자극하는 것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누구나 한 번쯤은 지녔을 유년의 경험을 추억으로 간직하는 힘.  

기억이 담긴 실존적 사진 이미지를 추상화한 게르하르트 리히터(1931-)의 회화들, 때로는 행복했던 때로는 처절했던 삶의 기억이 오롯이 담긴 이중섭의 작품들에서 뿜어나오는 감성의 파급력은 가히 측정할 수 없는 무한한 예술로 자리한다. 이처럼 예술의 표현에 있어 작가에게 축척된 기억 데이터의 힘은 무궁무진하다. 


2021년 12월, 갤러리 인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강유정, 오지은, 함미나 세 작가가 전개하는 다채로운 ‘기억’ 이야기를 선보인다. 각기 다른 개성, 경험, 생각 등을 지닌 세 작가의 사유에서 존재하는 ‘기억’의 잔상, 오감으로 받아들인 느낌, 분위기 등은 우리에게 어떤 진솔한 모습으로 펼쳐질까. 비록 우리는 이제까지 이들과 동일한 시공간을 공유하지 않았지만 작가의 손을 거쳐 재해석된 작품 속 기억을 접하는 순간, 작가들의 기억은 우리의 기억 속에 자리하게 된다. 


강유정은 무채색 유화물감으로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는 생태계의 순환 기억을 보여준다. 태초에 인간보다 먼저 생성된 불과 물의 무한한 존재와 가치에 관심을 둔 작가는 사그라져 버릴 것 같던 작은 불씨가 바람 한 조각을 만나 다시 뜨겁게 활활 타오르듯 까맣게 잊혀졌던 기억들을 섬세한 붓질로 소환한다. 

오지은은 《당신의 잔은 안녕하십니까》 전에서 사적인 기억, 변모한 기억, 그리고 이를 재편집한 기억의 편린들을 정물을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작품 속 사물들은 본디 입체적 형태를 갖추었지만 캔버스 위에서 평면화 되어 재정립되듯 작가의 출렁이던 기억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잦아들고 퇴색되어 또 다른 모습으로 각인된다.      

함미나는 유년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캔버스 속 인물들에 투영한다. 작가는 통상적이지 않았던 자신의 주변 환경에서 마주친 다소 낯선 사람들을 소재로 취하고 있으나 작가의 손을 통해 재구성한 인물들은 낯섬과 친숙함이 미묘하게 뒤섞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 ‘우리가 기억하는 것들’은 시간의 흐름을 타고 어떻게 재구성되어 다시 기억의 바다를 부유할까. 어쩌면 기억의 바다를 떠돌다 침식과 퇴적을 반복하며 우리 내면 깊숙히 축척된 기억의 파편들은 더 이상 진실도 허구도 아닌 또 다른 미지의 세계를 구축해 나갈지도 모른다. (정창미 미술사가)



강유정_스파클라 I (Sparkler I)_oil on canvas_22x22cm_2021 


강유정_스파클라 II (Sparkler II)_oil on canvas_22x22cm_2021 


오지은_네가 나를 위로하던 날_oil on canvas_53x53cm_ 2021 


오지은_놀이_oil on canvas_45.5 x 45.5cm_2021 
 


함미나 _untitled_oil on canvas_10x10cm_2021 


함미나_untitled_oil on canvas_10x10cm_2021 








LIST